F-5 전투기로만 36년간 사고 없이 영공방위 임무 완수

하루빨리 한국형전투기(KF-X)로 대체하여 무사고 기록 이어지길 희망

8월 6일(화) 오후 1시 26분 빨간마후라의 고향인 공군 제18전투비행단 활주로. 1시간 전 이륙했던 F-5 전투기 두 대가 날렵한 모습으로 사뿐히 착륙하자 조종사들과 정비사들이 하나 둘씩 항공기 주위로 모인다. 205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 김학수 소령(38세, 공사46기)과 하창무 중위(27세, 공사59기)가 캐노피를 열고 엄지를 치켜들자 조종사들과 정비사들이 크게 환호한다. 205전투비행대대의 13만 시간 무사고 기록이 달성되는 순간이었다.

205전투비행대대는 대대가 창설되었던 1977년 9월 20일부터 이 순간까지 35년 10개월 동안 13만 시간을 비행하면서 단 한건의 비행사고도 없었다. 하늘에서 5,417일, 약 14년 9개월을 아무런 탈 없이 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대대가 한 종류의 전투기만을 운용하며 이뤄낸 기록 중에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쾌거이다. 이 기간 동안 비행한 거리는 약 1억 530만 킬로미터(KM). 지구 둘레를 약 2,700바퀴, 지구에서 달을 약 270회나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김학수 소령은 “205대대의 13만 시간 무사고 비행 대기록은 대대를 거쳐 간 선‧후배 조종사들과 함께 이뤄낸 결과이다. 빛나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205대대의 일원으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약 36년이나 F-5E/F 항공기를 사고 없이 운용한 것은 조종사들의 비행 기량과 안전의식, 그리고 정비사들의 완벽한 정비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동해안에 위치한 제18전투비행단은 해무가 잦고, 기상 돌변이 심하다. 갈매기와 같은 새들과의 충돌(버드스트라이크, Bird Strike)할 위험도 상존하고 있어 임무조종사들의 심리적 부담도 크다. 염분의 피해를 막기 위한 방부작업 등 정비소요 또한 만만치가 않다.

공군이 F-5E/F를 40년 가까이 운용할 수 있었던 것은 공군 군수분야의 각고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기골보강을 통해 수명을 연장시키는가 하면, 단종된 부품을 얻기 위해 이미 도태된 다른 기체를 분해해 확보할 때도 있고, 직접 제작할 때도 있다.

205전투비행대대장 장기석 중령(41세, 공사42기)은 “제18전투비행단은 동북부 최일선을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라며, “영공을 침범하는 적기를 향해 가장 먼저 전선으로 출격해야 하는 조종사들은 항상 최고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즉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F-5E/F는 너무 나이가 들어 2010년대 중반부터 도태될 예정이다. 현재 답보상태인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이 하루빨리 정상 추진되어 20만, 30만 시간 무사고 기록은 국산 전투기로 이어가게 되기를 염원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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