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해군 3함대 모항 샌디에이고
글,사진 : 안승범 월간 디펜스타임즈 편집장
샌디에고 군항은 미해군 태평양함대 휘하의 제3함대 모항이다. 제3함대는 서태평양,인도양 그리고 베링해,알류산 열도,알래스카 해역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을 작전구역으로 한다.
제3함대의 출발점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1941년 진주만이 피습당한 이후인 1943년에 창설되었으며 이후 역할이 급속히 확대되었다. 종전할 때까지 솔로몬 군도,필리핀,대만,오키나와 지역까지 작전지역을 넓혔으며 1945년에는 동경을 공격하는 핵심 함대가 되어 있었다.
1945년 8월 29일,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3함대 사령관 할시 제독의 기함인 미조리 함상에서 이루어졌다. 3함대는 종전 이후 예비 함대로 개편되어 사실상 활동을 중단하였다.
1973년 2월 1일 제3함대가 부활하는데 그 배경에는 태평양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소련 해군의 활동 때문이었다. 특히 강화된 소련 해군의 중형 잠수함에 대한 추적과 견제가 시급한 실정이었다. 또한 베트남전을 마무리짓고 중동지역에 대한 대규모 전쟁을 대비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져 3함대는 7함대가 커버하기 힘든 나머지 배후를 책임져야 했다.
이러한 배경과 이유로 샌디에고 군항은 오늘에 이르게 된다.
휴양지 그리고 군항
지난 시리즈에서 일본과 중국에 이어 미국의 샌디에고 군항을 방문한 이유는 미해병대 항공기지를 탐방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취재를 끝내고 로스앤젤레스에서 귀국하기에 가까운 도시였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주 댈라스시에서 샌디에고를 향할때에 군항에 대해서 별다른 관심를 기울이지 않고 여객기에 탑승했다. 그것은 항상 가보지 않은 지역에 대한 대비없는 무지였다.
그러나 샌디에고 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면서 상황이 돌변하였다. 바닷가쪽으로 미해군의 항공모함과 전투함, 지원함들이 파노마라처럼 스쳐 지나갔다. 순간 카메라를 꺼내 놓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있었다. 마치 일본 요코스카 군항에서 보았던 모습들을 순식간에 놓쳤다는 생각뿐이었다. 숙소로 향하는 도로에서도 항모 등 수많은 군함들이 멀리 어른거리며 아쉬움으로 다음날을 기약했다.
미국의 여러 도시를 다녀봤지만 샌디에고는 군항 이기 전에 휴양지이자 관광지로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미국인들 중 여유있는 사람들이 손꼽는 휴양 관광지로 샌디에고를 선택하는 이유가 눈앞에 펼쳐졌다. 화려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도로와 주변 건물 그리고 숙박시설이 있으며 기온은 4월이지만 무덥지 않은 여름 날씨였다.
말그대로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조용히 즐기며 살 수 있는 최적의 도시로 생각되었다.
3함대는 도시의 작은 일부
샌디에고의 관광명소 중 하나가 제7함대에 배치되어 한반도 위기관리에 동원되었던 항공모함 CV-41 Midway 였다. 아마도 미드웨이가 미국의 주요 항구 도시에서 전시된 항공모함 중 가장 큰 규모 일 것이다. 그만큼 미국내에서도 주목받는 대상으로 방문한 날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입장권을 구입하였다.
이들과 함께 항공모함 내부에 보존되고 전시된 각종 기록물들을 관람하고 갑판으로 이동하였다. 갑판에는 1950년대 이래로 A-1 공격기 부터 F/A-18A 호넷 전투공격기에 이르기 까지 1950년대 부터 최근까지의 함재기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보통 퇴역한 군함과 항공기에 대해서 운용할 당시의 디테일이 제거되고 전시되는 경우가 흔하지만 미드웨이와 함재기들에는 최대한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항공모함 갑판의 함재기를 관람하는 동안 인근의 미해군 항공대 기지와 해병대 항공기지를 오가는 헬기 등의 군용기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인근 공항 상공에는 여객기들이 쉼없이 이착륙하고 있어 3함대 현역 군함,퇴역 항공모함이라는 관광명소,공항,도심지 빌딩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대한민국,일본,중국의 해군기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 아니었다.
요코스카,사세보,청도 중에서 샌디에고 군항과 같은 점을 찾으라면 단 하나가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퇴역한 미드웨이 항공모함을 관람에 이어 현용 함정을 볼 수 있는 관광 유람선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요코스카 군항에서 운행되었던 관광 유람선 시스템과 동일했다.
관광 유람선에 승선하면 입항해서 일렬로 정박해 있는 미해군 3함대의 항공모함,헬기 모함,이지스 구축함을 가까이 관람할 수 있다.
샌디에고는 미국 서해안의 아름다운 관광휴양지이면서 동시에 마치 군함들이 상선처럼 이용하는 민항 도시 같은 조용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상공에는 군용헬기들이 빈번히 오가고 있었지만 그다지 군사 도시의 느낌을 주지 않는 절묘하게 조화되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국 서부의 핵심 도시인 샌디에고에서 부터 로스앤젤레스에 이르기 까지 수많은 군사 기지가 존재하지만 미국인들은 이것에 대해 불편함을 얘기하지 않는다.
미해군,해병대의 핵심 전력들이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샌디에고 주변에는 수많은 기지가 존재한다. 도로안내 지도를 보면 우리가 흔히 들었던 미해군,해병대 기지가 즐비하다.
해군기지 주변에 건물 높이가 낮고 단순한 민간인 건물만 있는 우리 해군기지. 그리고 철도역 근처에 기지가 위치하는 일본의 해군 기지.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중국의 해군기지.
지금까지는 아름다운 조화라기 보다는 군인과 민간인이 서로 적응을 잘한 해군기지 탐방이었다면 샌디에고 군항은 여유와 낭만까지 즐길수 있는 장소였다. 너무 일정이 촉박하여 더 많은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떠나 온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우리가 건설하고 있는 제주 해군기지가 샌디에고 군항처럼 대규모가 아니므로 비교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샌디에고 군항을 보면서 해군기지라는 것이 과연 민간인들에게 얼마만큼 피해를 줄까 의문이 들었다. 미국의 샌디에고를 보면서 최고의 관광지와 군항이 서로 피해를 줄 이유를 찾지 못했다. 해군의 1함대,2함대,3함대,해작사,진해 기지사.. 무엇이 문제였는지도 잘 모르겠다.
다만 앞으로 건설되는 제주 해군기지는 대형 크루즈 선박들이 자유롭게 입항하도록 건설하여 극동아시아의 효용성 높은 미항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21세기의 해군기지는 건설하기에 따라 밝은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음을 미국 샌디에고 군항에서 확신하고 귀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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